[홍수용의 다른 경제]성공한 매관매직은 드러나지 않는다

[동아일보] 입력 2017-02-01 03:00:00 | 수정 2017-02-01 09:20:13

홍수용 논설위원 최순실 게이트에는 연세대 체육교육과 출신 38세 동갑내기 남녀가 등장한다. 한 명은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다. 다른 한 명은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관리한 혐의로 출국금지된 최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정책보좌관(3급)이다. 최철은 신의진 전 새누리당 의원 5급 비서관으로 일하다가 두 단계 높은 어공(어쩌다 공무원)이 됐다. 최철의 벼락출세를 능력 덕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최순실 인맥’ 여전히 꿋꿋

 신의진 전 의원은 최철을 ‘국정감사 한 번 치르고 그만둔 사람’으로 기억했다. 장관 보좌관으로 간다기에 배경을 물으니 “잘 아는 사이여서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최철은 어떻게 문체부 장관과 잘 알게 됐을까.

 관가에서는 ‘최철이 김종덕의 아들과 친구였기 때문’이라고 하고, 정치권에서는 ‘체육교육과 동창 장시호가 최철을 김종덕에게 소개해줬다’는 말이 나온다. 물론 최철은 펄쩍 뛴다. 그의 해명을 요약하면 ‘나는 장시호라는 사람 자체를 모른다. 보좌관이 된 것은 김 전 장관 지인의 소개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최철이 체육교육과 출신이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경험이 있어서 자격이 충분하다고 한다면 소가 웃을 해석이다. 그 정도 경력자는 차고 넘친다. 최철도 인정했듯 ‘지인’이 그를 밀어 올렸다. 장관정책보좌관은 보통 장관과 임기를 같이하는데 최철은 김종덕 장관이 그만둔 뒤에도 물러나지 않았다. ‘지인’의 힘은 보통 이상이었다.

 결국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은 은사 김종덕에게 장관 자리를 주고, 그 장관은 특수관계인을 부처 요직에 앉혔다. 최순실 관계망을 따라 관직이 배분된 것은 그들만의 이해관계가 얽힌 매관매직이다. 돈이 오가지 않았다고 더럽지 않은 것은 아니다.

 최순실과 차은택이 경제부처 인사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도 있다. 2015년 말 문화계 인사가 경제부처 고위공무원에 대한 평판조회를 한 적이 있다. 당시 전화를 받았던 경제부처 관료는 “그 인사가 바로 지금 드러난 최순실 게이트 관련자”라고 했다.

 장관 주변에는 드러나지 않는 그림자 권력이 많다. 이들은 산하기관 인사에 영향을 준다. 정치권에서 내려가는 낙하산은 언론의 감시망에 걸리지만 그림자 권력이 움직이는 낙하산은 거론조차 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낙하산들은 조금 덜 빛나는 자리에서 더 오래 머문다.

 이 ‘그림자 낙하산’에 돈이 붙는 순간 거래 당사자들은 한배를 탄다. 대가에 어울리는 자리가 제공되지 않을 때만 공생관계가 깨진다. 작년 말 최순실의 전남편 정윤회가 부총리급 공직자 임명과 관련해 7억 원대 뇌물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적이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말끝마다 ‘이게 사실이라면’이라고 단서를 달았던 건 증거 찾기가 쉽지 않은 구조를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부패세력에 면죄부 줄 텐가

 공직이 인맥에 휘둘리는 구조를 방치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 부패의 껍질을 한 꺼풀 덧씌우는 격이다. 적임자를 공직에 선발할 것이라는 사회계약이 무너진다. 공정한 경쟁보다 연줄을 통하면 권력과 부를 더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의식이 확산될수록 우리 공동체는 도덕적 인격이 말살된 전체주의 사회에 가까워진다.

 28일 수사기간이 끝나는 특검은 최순실의 인사전횡에 별 관심이 없다. 수사 기회를 놓치면 부패는 더 깊숙이 스며들고 176개국 중 52위인 부패지수는 더 떨어질 것이다. 매관매직 세력이 면죄부를 받기까지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홍수용 논설위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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